매일 지하철 택배 배송 일지를 기록하는 82세 블로거
지하철 풍경부터 길 가다 발견한 잡초까지,
그가 마주하는 사소한 일상을 모두 기록하게 된 특별한 사연?
2월 1일 설날을 작은 집식구들과 보내고 모두 돌아간 다음 마음 내려놓고 텔레비전을 보았다. 설특집으로 '유퀴즈 온 더 블럭' 이라는 TVN 프로그램에서 나이 든 어르신이 초대되어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채널 돌리기를 멈추고 넋 놓고 바라보고 앉았다.
지하철택배원 조용문 님은 문자메시지 주고받기에 합격하여서 올 4월이면 12년 된다. 아침 9시 종로3가역에 출근해서 택배 사무실에 출근 문자를 보내고 문자로 택배 주문 접수 후 배송물품을 픽업 후 배송이 시작된다. 주로 서류를 배달하며, 종로 3가의 특성상 주얼리 제품과 노년인구의 증가로 보청기가 많고, 하루 3건 내외의 배송일을 할 수 있고, 2만 원 정도의 수입을 벌 수 있다고 한다. 2만 원 적다면 적을 수 도 있지만, 집에 있으면 2만 원을 쓴다며 웃으신다. 배달업무 중 식사시간을 할애할 여유가 많지 않아 주로 부인이 싸주신 도시락을 먹기도 하며 기다리는 시간엔 넷플릭스를 시청한다고 한다.
지하철 택배원 조용문님은 조폐공사에서 30년간 재직 후 은퇴하고 주위의 권유로 사업을 시작했지만, 얼마 안 가서 바로 망했고, 후유증이 커서 신경을 쓰다 보니 불면증에 걸려서 과거를 다 잊어버리게 됐고, 그 뒤에 치료를 해서 나았다고 말했다.
생활해 보니 매일 일기를 썼더라면 기억을 할 수 있었을 텐데 너무 막막했고 부지런히 기록을 해 놓으면 어떤 경우에도 기억을 되살릴 수 있을 거라 생각해 블로거를 운영하게 됐다고 한다. 조용문 님은 택배일지를 일기 형식으로 기록하고 있다.
나이듦에 따라 정신적인 스트레스뿐 아니라 노화라는 한 부분으로 기억이 희미해지는 일은 많다. 기억력을 찾기 위한 노력으로 시작한 일상의 기록을 블로그에 할 수 있다는 것도 또한 감사해야 하며 가족의 뒷받침을 또 모른 척할 수 없을 것이다.
요즘 택배 노조원들의 파업도 있지만, 우리의 지하철택배원들은 주로 은퇴한 어른들의 몫이다. 은퇴 후에도 사회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할 일을 하고 있음에 감사드린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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